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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7-28 10:09
당신은 지금 불안하십니까: 그리스도인의 불안 문제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4,872  
당신은 지금 불안하십니까: 그리스도인의 불안 문제
 
오태균 교수 (총신대학교)
 
들어가면서: 불안이 일상인 시대
 
   한국에서는 아직 불안장애에 대한 심각성에 대해 일반인들 다수는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미국 같은 경우를 보면 이 시대의 첫째가는 정서적 문제가 바로 이 불안에 관한 이슈이다. 불안 장애의 하나인 공황 불안은 (panici anxiety) 미국 여성에게 있어서 첫 번째 가는 정신과적 문제이며, 남성들에게 있어서도 알코올, 마약과 같은 물질 남용 바로 다음인 두 번째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인들에게서 과잉스트레스는 오늘날 너무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에 당신은 불안문제 역시 나만의 문제가 아닌 보편적이고도 흔한 정서적 문제라는 것을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 (NIMH: 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에 따르면, 2천3백만 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불안 장애의 범주안에 속한 공황불안장애, 강박충동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공포증 그리고 범불안장애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불안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전체 인구의 15% 정도가 평생 한번 이상은 이런 불안 장애에 시달린는다는 보고가 있으며, 여기에는 우리 크리스천들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불안과 우울문제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다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유명인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기독교인들이라는 사실이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서적 안정감이 결여된 불안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이 교회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고 이런 문제들이 적절하게 치유되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다는 것도 교회 지도자라면 눈여겨 보아야 할 사안이다. 이런 불안 문제가 보다 심각한 것은 대부분의 불안장애를 가진 성도들은 다른 정서적 문제, 특히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불안과 우울증은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흔히 함께 가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으며, 임상적으로 볼 때도 이 둘을 분리시키기란 매우 어려울 때가 많다. 21세기 불확실성 시대를 살아가는 크리스천들은 이 불안의 정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본 소고에서는 불안의 정체, 불안 장애의 원인, 불안 장애의 종류, 그리고 불안 장애의 극복 방안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불안의 정체
 
   불안이라는 영어 단어 anxiety는 ‘압착하다’ 혹은 ‘질식시키다’라는 의미를 지닌 라틴어 ‘angere'에서 파생되었다. 즉, 불안이란 하나님이 주신 샬롬의 평강이 깨진 상태로 우리의 내면의 세계가 부정적인 정서, 긴장의 느낌을 주는 마음이 즐겁지 않은 불쾌한 상태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불안은 두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하나는 정상적인 불안 (normal anxiety)이 있고, 또 다른 형태는 병적일 불안 (pathological anxiety)이다. 지난 6월 이 땅에 소위 메르스 사태가 터졌을 때 우리 모두는 남녀노소 할 것없이 메르스 전염에 대한 불안과 공포로 떨어야 했다. 이것은 정상적인 불안에 해당된다. 이런 불안은 생존경쟁의 불확실한 시대에서 현대인이 생존본능상 자연스럽게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정서이다. 정상적인 불안은 삶의 현장에서 부정적인 것보다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으며, 그 중 하나가 다가올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사전의 준비를 촉발시킨 점이다. 적절한 수준의 불안은 우리의 심신을 활성화시키는 자각의 기능이 있어 다가오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순기능적인 면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에게 적당한 불안은 필요하다고 하겠다.
 
   문제는 과도한 불안이다. 메르스 사태가 다소 진정세로 돌아서고 국민들은 일상으로 속속 복귀했다. 그런데 만일 누군가가 아직도 메르스 공포와 불안으로 인해 정상적인 일상 생활를 하지 못하고 아직도 외출이 꺼려지고, 사람들 만나는게 부담스럽고, 사람들이 모이는 병원, 식당, 학교, 교회등의 출입이 꺼려진다면 이것은 정상적인 불안이 아닌 병적인 불안일 가능성이 있다.
 
   현대 심리학에서 불안을 학문적으로 처음 정리한 한 프로이트에 의하면 불안이란 내적인 갈등이 자아의 심리적 평형 상태를 위협하는 것에 대한 위험 신호이다. 즉, 자신의 자아의 갈등을 잘 통제하지 못하면 누구나 인간은 불안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이런 과도한 불안은 비단 정서적 문제일 뿐 아니라, 우리 크리스천에게는 신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영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가 과도한 불안에 눌리게 되면 우리모두의 창조주이자 구원자이신 삼위일체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성경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이 문제에 대해 제자들에게 여러번 경고하신 일이 있다. 한 예로, 베드로와 그의 제자들이 배를 타고 갈릴리 호수를 건너 반대편으로 가고자 했을 때 풍랑이 일어 순간 모두는 죽음의 공포와 극도의 불안에 휩싸였다. 예수께서 바로 그 배에 함께 타고 계셨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 제자들이 나아와 깨우며 이르되 주여 구원하소서 우리가 죽겠나이다” (마8:25) 이렇듯 불안에 휩싸이게 되면 주님이 바로 옆에 계셔도 염려하고 불안해 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듯 과도한 불안은 크리스천들의 신앙을 압도하는 위력이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는 간과해서는 안된다.
 
불안 장애의 원인
 
   그렇다면 우리의 신앙의 바닥을 드러나게 하는 이 과도한 불안, 불안장애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는 현대인의 삶에 모습에 그대로 잘 드러나 있다. 매사에 쫒기는 듯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의 모습은 비단 필자만의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 같지 않다. 필자 주변의 대부분의 사람들도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서 분주하게 살아간다. 문제는 이런 분주한 삶 가운데 어느 날 갑자기 공항발작 (panic attack)이 엄습할 때 자신이 비로소 불안의 낭떠러지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발바닥의 디딤돌을 상실하고 암흑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전까지는 자신이 불안 낭떨어지의 가장자리에 가까이 와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이런 불안 장애의 원인으로는 다양한 이론들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학습된 행동으로서의 불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성경에서 언급하는 종류의 불안, 즉 염려 (worry)에 더 가까운 불안은 아마도 생애 초기에 학습된 행동인지도 모른다. 이는 대부분의 정신분석학자들의 공통된 견해이기도 하다. 이는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어 보이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불안은 지나친 염려나 불우한 아동기 경험에 기인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사실 임상현장에서 다수의 환자들은 온전하고 정상적인 아동기를 보낸 사람들이다. 그들은 대개 지극히 유능한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또 다른 원인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현대인들은 자신이 겪는 스트레스에 대해 과소 평가하는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학자들은 현대인의 불안 가운데 많은 부분이 스트레스에 의해 야기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스트레스는 두통과 위궤양 그리고 심장병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두뇌의 생리(혹은 생화학 : biochemistry)를 혼란스럽게 함으로 불안을 위한 무대를 설정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불안문제의 무서운 증가가 왜 높은 기능수준의 직업군, 즉 과잉 스트레스를 받는 기업체 사장, 여성, 목회자, 지도자들에게서 일어나는 지를 잘 설명해준다.
 
   세 번째는 현대인의 생활속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이 시대에 스트레스성 질병, 불안, 그리고 임상적 우울증에 극적인 증가를 목격하고 있는 이유를 분별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우리 인간은 원래 낙타를 타고 여행을 하도록 고안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 초음속 비행기처럼 무서운 속도로 행동하며 살아가고 있다. 한 마디로 우리 대부분은 너무 빠른 속도로 살고 있다. 만일 당신이지금 처한 탈진상태의 원인을 알고 싶다면, 당신은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너무 급하고, 너무 쫓기고, 너무 많은 일들을 동시에 벌려놓고 있지는 않은지 심사숙고해보라. 현대 사회에서 생활의 속도는 모든 사람을 한계 이상으로 몰아가고 있다.
 
   네 번째는 우리 몸의 자연 안정제의 고갈현상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이 세상에서 겪는 스트레스에 효율적으로 대항할 수 있도록 우리 몸에 자연 안정제에 해당하는 각종 신경전달 물질을 허락해 주셨다. 그런데 우리는 스트레스로 인해 이들을 남용하고 있고 그 결과 불안이라는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지나친 스트레스로 야기된 높은 아드레날린은 두뇌에서 방출되는 자연 안정제를 고갈시키고 심한 불안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준다.